흙이 말을 걸어오던 순간, 한 생애의 방향이 바뀌었다. 도자기는 완성된 순간보다 깊은 침묵 속에서 빚어지는 과정이 더 아름답다. 이천의 산기슭, 묵직한 가마의 온기가 채 식지 않은 곳에서 36년 간 하나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도자부부가 있다.
대한민국 No.1 ‘김봉안 청자명장’, 그리고 대한민국 여성대전 최우수상에 빛나는 ‘김혜련 도자명인’
많은 명장·명인들이 예술가로서 기억되지만, 이 두 사람은 예술가이자 동시에 경영자이며 혁신가, 그리고 공방 생태계를 창조한 문화 실천가이다.
그들이 운영하는 ‘미산요(美山窯)’는 일반적인 공방이 아닌 한국 도자의 감각·철학·미감을 세계적으로 전달하는 명품 브랜드이자 고급스런 동양의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흙의 입자를 손끝으로 읽어내고, 전통의 결을 현재의 감각으로 정리하며, 공방이라는 공간의 시간을 예술·사업·교육의 삼중 구조로 확장한 이들. 그들의 여정은 ‘예술로 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경지'에 이른 듯 하다.
오늘 인터뷰는 도자예술과 경영, 메세나와 문화 브랜딩, 그리고 이들이 구축해온 ‘미산요’라는 세계를 온전히 담아내고자 한다.
Q1. 김봉안 명장님, 도자기로 향하신 첫 마음을 들려주십시오. 예술적 선택을 넘어 한 생애의 업이 되기까지—
A.1
도자는 선대로부터 이어져온 삶의 방향이기도 했지만 흙을 처음 마주했을 때, 마치 오래 전부터 저를 기다리던 전생에 친구를 만난 듯했습니다. 손으로 누르면 그대로 눌리고, 기다려 주면 조용히 형태를 드러내는 그 존재가 제 마음의 속도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고 할까요?
처음부터 대한민국의 도자 명장이 되겠다는 욕심은 없었습니다. 다만, 흙을 대하는 제 침묵의 태도가 너무 자연스러워 한 번 붙잡으니 손을 놓을 수 없었던 것 같네요
이 삶을 택하고 50년 넘게 지켜온 이유는 도자기가 저를 성장시키는 방식이 다른 어떤 예술보다 깊고 정직했기 때문입니다.
Q2. 서울여성미술대전 최우수상 및 다양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휩쓰셨는데요. 김혜련 명인께서 바라본 ‘도자예술의 감정선’은 무엇입니까?
사진 : 서울 여성 대전 최우수상 _ 김혜련 명인의 작품
A.2
흙을 만지다 보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한 리듬이 손끝을 타고 들어옵니다. 저는 그 리듬을 ‘생활의 온도’라고 불러요.. 도자기는 일상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인간과 소통합니다. 따라서 그릇 하나에도 누군가의 하루가 담기고, 누군가의 마음이 머무르지요.
저는 생활자기의 감성적 미학을 중심에 두고 작업해요. 한 사람의 식탁에 놓였을 때 그릇이 단순히 음식을 담는 역할을 넘어 그 순간을 ‘조용한 휴식’으로 바꿔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Q3. ‘미산요’라는 공방이 사업적·예술적 브랜드로 확장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A3.
미산요는 단순한 공방을 목표로 시작하지 않았어요. 우리는 “한국 도자를 세계의 언어로 번역한다”는 장기 목표를 놓치지 않고 움직였습니다.
이를 위해
전통의 양식
현대의 생활성
감성적 디자인
사업적 지속가능성 이 네 가지를 늘 균형 있게 생각해 왔구요.
도자예술이 예술에만 머물면 시장과 멀어지고, 사업만 바라보면 본래의 숨을 잃습니다.
우리는 그 두 극점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도자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했어요. 그 결실이 30년 이상 지속 운영되었고, 국가 행사·해외 전시·VIP 클래스·브랜드 협업 등 다양한 사업 모델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지요
사진 : 김혜련 도자 명인의 생활자기 작품들 (상)스토리 시리즈 (중) 휴식 시리즈 (하)휴식 시리즈 - 흑 다기
Q4. 세계적 레퍼런스를 가진 명장 부부 이신데요. 국제무대가 주목한 ‘미산요의 미학’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4.
흙은 국경을 모릅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의 작업이 국내를 넘어 해외 미술관·국제 공예비엔날레·문화원 전시 등 다양한 국제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초청되며, 세계의 컬렉터들과 전문가들을 만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 부부가
– 대한민국 도자기 명장 선정,
– 대한민국 여성대전 최우수상 및 다수의 공예 공모전 수상,
– 국제교류전 및 해외 레지던시 초청,
– 다수의 국보급 소장처·국가기관 작품 구매,
– 한국 공예의 표준을 연구하는 시범 공방 선정
등의 경력을 쌓을 수 있었던 이유는 기교보다 ‘정직한 아름다움’을 우선해온 작업 철학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의 전문가들은 전통을 단순히 재현하는 작업보다 그 전통의 결을 현대적 감수성으로 해석하는 능력에 더 깊은 관심을 보였거든요.
우리가 작업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그 지점인데요. 선(線)의 절제, 형태의 고요, 색의 숨결, 그리고 오래 두고 싶은 시간의 미학. 이러한 정제된 감성이 해외의 평가 기준과 오히려 더 선명하게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또한 미산요는 단순히 작품만 선보인 것이 아니라 전통 왕가 그릇의 특허 출현 및 연구, 해외 국가급 인물들을 위한 도자 선물, 생활자기의 현대적 재해석, 브랜드 협업을 통한 공예 대중화 프로젝트 등 ‘예술 + 교육 + 산업’을 결합한 공방 모델을 실행해 왔습니다.
아마 국제 무대는 우리의 작품만이 아니라 “한국 도자예술의 미래적 형태”를 함께 보았던 것 아닐까요?
Q5. VIP들을 위한 “물레처험 및 나만의 도자기 만들기” 같은 클래스에서도 미산요는 항상 가장 인기 콘텐츠 였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사진 : 물레 처험 및 나만의 도자기 만들기 강좌
사진 : 황궁 시리즈 (특허 : 불투명 유약을 이용한 옻칠도자기 및 그 제조방법)
A5.
VIP 및 시니어 세대가 원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 아닌 ‘새로운 나의 발견’이라 생각해요. 흙 앞에서는 나이도, 직업도, 사회적 역할도 모두 벗겨지죠. 어쩌면, 가장 순수한 상태의 자신과 마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VIP분들이 클래스 경험 후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내 안의 감정을 다시 만났다”고 말씀해 주시는 이유는 흙이 가진 회복의 속도와 감정의 물성이 그분들의 삶의 깊이와 정확히 맞아떨어지기 때문일 것이예요.
게다가 VIP 및 시니어들은 이미 인생에서 수많은 장면을 경험해온 분들입니다. 그 경험을 흙으로 정리하는 순간 그 작품은 단순한 도자기가 아닌 ‘삶의 조각’이 되는 것이죠. 미산요가 제공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경험이며, 그 경험 자체가 감정의 치유이자 예술적 재탄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 해외 국빈용 선물 (도자기 체스)
Q6. 메세나 플랫폼과의 협업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공예와 메세나의 접점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A6.
도예는 세대를 연결하고, 시간을 연결하고, 사람을 연결하는 예술이예요. 그래서 메세나와 도예의 결합은 이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메세나 플랫폼과 함께 하고자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도자예술을 경험 기반 콘텐츠로 확장하며,
시니어·장애우·청년 작가까지 포용하는 공예 생태계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특히 미산요는 지역 공방의 한계를 넘는 디지털 기반 체험, VIP 대상의 프라이빗 프로그램, 장애우 아트 협업, 공예문화 브랜드화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이미 실험해 왔고, 좀 더 확장시켜 나가려 해요.
이에, [글로벌 메세나 플랫폼]은 이러한 사업적 확장과 공익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생각됩니다.
사진 : 휴식 시리즈 (접시 5종 세트 및 평판접시 2종)
Q7. 김혜련 작가님은 요즘... 도자 그릇을 넘어 '도자 동물', '도자 인테리어' 등 차원이 다른 상품들에 집중하신다고 들었는데요?
A7.
“제게 도자는 그저 하나의 그릇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흙을 통해 공간을 빚고, 감정을 조형하며, 삶의 결을 세팅하는 일입니다. 지난 30여 년간 수많은 그릇을 만들었고, 또 그릇을 통해 사람들의 식탁과 일상을 만져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생활의 외연’을 확장하는 지점에 도달하게 되었죠. 그것이 바로 도자 오브제, 도자 동물 조형, 그리고 도자 인테리어 영역입니다.
최근 VIP 고객들 사이에서는, ‘공간의 품격은 소재의 품격에서 온다’는 인식이 매우 강하지요. 럭셔리 호텔이나 하이엔드 레지던스의 로비, 미슐랭 레스토랑, 프라이빗 와이너리 등에서는 금속이나 유리보다 ‘도자’가 주는 안정성과 고급스러움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요.
사진 : 테라코타 패턴 인테리어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도자는 빛을 흡수하고 다시 은은히 반사하는 천연의 깊이를 지녔거든요. 사진(위) 속 테라코타 패턴 벽처럼, 규칙 속의 여백이 만들어내는 온도감, 공기를 부드럽게 순환시키는 질감, 인간의 손맛이 만든 미세한 기울기까지... 이 모든 것이 도자 인테리어만이 줄 수 있는 ‘따뜻한 럭셔리’인 것입니다. 또한, 야외 및 실내 공간에 따라,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수백 번 ‘빛의 표정'을 바꾸는데, 도자는 그 변화의 리듬을 가장 아름답게 받아내는 소재이지요. 그래서 최근 몇 년간 국내외 고객들로부터 “미산요의 도자는 건강을 주는 인테리어”, “공기의 질마저 달라지는 듯한 공간” 이라는 표현을 많이 듣습니다.
도자 동물 조형물 역시 같은 맥락에서 탄생했습니다.흙이라는 자연의 물질은 생명체의 곡선을 담아낼 때 가장 아름다운 긴장감을 만듭니다. 흙이 가진 미세한 숨결, 유약이 번지는 흐름, 소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편차가 모여, ‘생명 있는 조형’으로 완성됩니다. 이 때문에 해외 컬렉터들은 플라스틱이나 금속 오브제보다, 도자 조형물을 진짜 ‘리빙 아트(Living Art)’로 평가하죠.
사진 : 도자 동물 및 도자 오브제
도자 아이템들이 중요한 요소는 '건강성과 지속가능성'을 빼놓을 수 없겠죠. 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색이 덧입혀지는 재료가 아니라, 오히려 시간이 품격을 더해주는 재료예요. 화학적 발색이 아닌 자연 광물의 색, 온도와 불길이 남긴 자연스러운 흔적들... 이 모든 것은 'ESG' 및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에게 매우 강한 신뢰를 주게 됩니다.
결국 저희가 인테리어와 공간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는 단순한 포트폴리오 확장이 아닌, '한국 도자기의 감성과 공예적 깊이를 현대 공간미학과 다시 연결하는 일'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미산요의 도자 그릇이 ‘식탁을 바꾸는 도자기’였다면, 이제 미산요의 도자 인테리어는 ‘공간의 온도를 바꾸는 도자기’인 것이지요. 앞으로도 미산요는 그릇을 넘어, 손에 닿는 오브제에서 시작해 벽, 조형, 공간·건축 마감재까지, 흙의 영역을 더욱 넓고 깊게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Q8. 창업 36년을 바라보는 지금, 공방 운영자로서의 ‘경영철학’을 들려주십시오.
A8.
도자예술은 한 번의 전시로 끝나지 않아요. 꾸준함, 신뢰, 품질, 그리고 정직한 태도를 요구하지요. 공방 운영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저희는
빠른 성공을 좇지 않고,
한 명의 고객이라도 깊은 신뢰를 얻어야 하고,
삶 속의 ‘결’을 먼저 어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사업적으로는 트렌드를 단순히 따라가기보다 고객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 감정을 도자기로 번역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미산요의 브랜드가 오래 지속된 이유는 ‘판매의 기술’보다 ‘관계의 기술’을 더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리라 생각해요.
사진 : 생활 소품 (초 트레이 및 커피 드립)
Q9.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은 무엇입니까? 미산요의 다음 10년을 그려보신다면요?
A9.
다음 세대들이 도자예술이 단순한 ‘취미’가 아닌 ‘삶의 문화’로 자리잡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국제 공예 레지던시,
미산요 글로벌 라인(테이블웨어),
디지털 미산요 아카이브,
시니어 공예교육 연구,
브랜드 협업 제품군,
메세나 플랫폼 기반 도자 나눔 프로젝트 등을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도자를 만드는 일은 흙의 숨을 지켜주는 일, 사람의 마음을 담아주는 일,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온기’를 미래로 건네는 일이거든요. 그 일들을… 앞으로도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이어가고 싶습니다.
사진 : 도자 명인 김혜련 작가 (미산요 대표)
■ 에필로그
설레임을 빚고, 휴식을 굽는 공방, 미산요
흙은 인간이 남긴 감정을 오래 기억한다. 그 감정이 가마 속에서 한 번 더 익고, 불길과 시간을 건너 비로소 하나의 예술이자 삶의 물건으로 세상 밖에 나온다.
36년 동안 흙의 숨결을 지켜온 부부 명장 김봉안·김혜련. 그들의 공방 미산요는 평범한 작업장이 아니라 사람들이 잃어버린 감정의 결을 되찾게 하는 ‘도자기적 휴식’ 같은 공간이었다.
설레임, 휴식, 온기, 고요, 그리고 감정의 회복이 깃든 그들만의 스토리.
미산요의 작품들은 그 모든 단어를 한 점의 그릇으로 완성해내는 예술이다. 그리고 이제, 그들의 이야기는 도자를 넘어 메세나·교육·문화·지역·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흙이 말하는 시대. 그 시대의 언어를 가장 정교하게 번역하는 두 사람. 그 이름, 미산요 본 메세나 플랫폼의 "인플루언서 클래스"에서 두 명장을 만날 기회를 기대해본다.
메세나 뉴스 | 이연 편집장
[참조 자료]
1. 미산요 (김봉안 청자 명장 & 김혜련 생활자기 명인) 프로필
1990 도자 입문
1997 미산요 설립(김봉안 작가) / 이천시 신둔면 - 전통 작품
2004 김혜련 작가와 결혼 후 공동작업 및 전통 - 생활자기 라인업
<로맨틱 라인 / 클래식 라인 / 카라 라인 / 휴식 라인 / 스토리 라인>
2004 하동 막사발 축제 워크 초청강연
2005 색과 기술의 만남(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006 색과의 인연 – 김봉안&김혜련 듀엣전(강남 O2갤러리)
2007 '한.불 수교 100주년 교류전'(프랑스 SEMA갤러리)
2010 일본 ‘세토 도자축제 초대전’(한국 브랜드 단독 선정)
2010 청와대 사랑채 물레시연 선정 및 감사장 수여
2010 청와대 전통공예 시연 도자기부문 선정
2011 서울여성미술대전 최우수상 수상
2011 특허 출원 - 불투명 유약을 이용한 옻칠도자기 및 그 제조방법
2013 롯데월드 전속작가 위촉
2014 Nantong International Contemporary Craft Biennale 참가
김혜련작가님 뵈올 수 있어서 기쁩니다. 너무 친근한 미산요ᆢ♡ 정말 반갑습니다^^
작가님께서 내어주신 시원하고 달콤했던 오미자쥬스가 그리워지네요ㅎㅎ
멋짐, 어여쁨 간직하고 계신 작가님 뵈러 가야겠습니다. 도자기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두분의 깊은 정성과 마음을 또 느끼게 되는 시간입니다. 두분계셔서 감사드리며 한길 걸어오신 삶♡존경합니다!
[2026 메세나 릴레이 인터뷰] 대한민국 No.1 33인 _ 도자예술 부문
“설레임을 빚고, 휴식을 굽다”
한국 도자의 미학을 세계의 언어로 번역하는 부부 명장 – '미산요' 김봉안 · 김혜련 편
사진 : (위) 김봉안 청자명장과 (아래) 김혜련 도자명인의 작품 제작 모습
■ 프롤로그
흙이 말을 걸어오던 순간, 한 생애의 방향이 바뀌었다. 도자기는 완성된 순간보다 깊은 침묵 속에서 빚어지는 과정이 더 아름답다. 이천의 산기슭, 묵직한 가마의 온기가 채 식지 않은 곳에서 36년 간 하나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도자부부가 있다.
대한민국 No.1 ‘김봉안 청자명장’, 그리고 대한민국 여성대전 최우수상에 빛나는 ‘김혜련 도자명인’
많은 명장·명인들이 예술가로서 기억되지만, 이 두 사람은 예술가이자 동시에 경영자이며 혁신가, 그리고 공방 생태계를 창조한 문화 실천가이다.
그들이 운영하는 ‘미산요(美山窯)’는 일반적인 공방이 아닌 한국 도자의 감각·철학·미감을 세계적으로 전달하는 명품 브랜드이자 고급스런 동양의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흙의 입자를 손끝으로 읽어내고, 전통의 결을 현재의 감각으로 정리하며, 공방이라는 공간의 시간을 예술·사업·교육의 삼중 구조로 확장한 이들. 그들의 여정은 ‘예술로 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경지'에 이른 듯 하다.
오늘 인터뷰는 도자예술과 경영, 메세나와 문화 브랜딩, 그리고 이들이 구축해온 ‘미산요’라는 세계를 온전히 담아내고자 한다.
Q1. 김봉안 명장님, 도자기로 향하신 첫 마음을 들려주십시오. 예술적 선택을 넘어 한 생애의 업이 되기까지—
A.1
도자는 선대로부터 이어져온 삶의 방향이기도 했지만 흙을 처음 마주했을 때, 마치 오래 전부터 저를 기다리던 전생에 친구를 만난 듯했습니다. 손으로 누르면 그대로 눌리고, 기다려 주면 조용히 형태를 드러내는 그 존재가 제 마음의 속도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고 할까요?
처음부터 대한민국의 도자 명장이 되겠다는 욕심은 없었습니다. 다만, 흙을 대하는 제 침묵의 태도가 너무 자연스러워 한 번 붙잡으니 손을 놓을 수 없었던 것 같네요
이 삶을 택하고 50년 넘게 지켜온 이유는 도자기가 저를 성장시키는 방식이 다른 어떤 예술보다 깊고 정직했기 때문입니다.
Q2. 서울여성미술대전 최우수상 및 다양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휩쓰셨는데요. 김혜련 명인께서 바라본 ‘도자예술의 감정선’은 무엇입니까?
A.2
흙을 만지다 보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한 리듬이 손끝을 타고 들어옵니다. 저는 그 리듬을 ‘생활의 온도’라고 불러요.. 도자기는 일상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인간과 소통합니다. 따라서 그릇 하나에도 누군가의 하루가 담기고, 누군가의 마음이 머무르지요.
저는 생활자기의 감성적 미학을 중심에 두고 작업해요. 한 사람의 식탁에 놓였을 때 그릇이 단순히 음식을 담는 역할을 넘어 그 순간을 ‘조용한 휴식’으로 바꿔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Q3. ‘미산요’라는 공방이 사업적·예술적 브랜드로 확장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A3.
미산요는 단순한 공방을 목표로 시작하지 않았어요. 우리는 “한국 도자를 세계의 언어로 번역한다”는 장기 목표를 놓치지 않고 움직였습니다.
이를 위해
이 네 가지를 늘 균형 있게 생각해 왔구요.
도자예술이 예술에만 머물면 시장과 멀어지고, 사업만 바라보면 본래의 숨을 잃습니다.
우리는 그 두 극점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도자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했어요. 그 결실이 30년 이상 지속 운영되었고, 국가 행사·해외 전시·VIP 클래스·브랜드 협업 등 다양한 사업 모델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지요
사진 : 김혜련 도자 명인의 생활자기 작품들 (상)스토리 시리즈 (중) 휴식 시리즈 (하)휴식 시리즈 - 흑 다기
Q4. 세계적 레퍼런스를 가진 명장 부부 이신데요. 국제무대가 주목한 ‘미산요의 미학’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4.
흙은 국경을 모릅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의 작업이 국내를 넘어 해외 미술관·국제 공예비엔날레·문화원 전시 등 다양한 국제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초청되며, 세계의 컬렉터들과 전문가들을 만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 부부가
– 대한민국 도자기 명장 선정,
– 대한민국 여성대전 최우수상 및 다수의 공예 공모전 수상,
– 국제교류전 및 해외 레지던시 초청,
– 다수의 국보급 소장처·국가기관 작품 구매,
– 한국 공예의 표준을 연구하는 시범 공방 선정
등의 경력을 쌓을 수 있었던 이유는 기교보다 ‘정직한 아름다움’을 우선해온 작업 철학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의 전문가들은 전통을 단순히 재현하는 작업보다 그 전통의 결을 현대적 감수성으로 해석하는 능력에 더 깊은 관심을 보였거든요.
우리가 작업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그 지점인데요. 선(線)의 절제, 형태의 고요, 색의 숨결, 그리고 오래 두고 싶은 시간의 미학. 이러한 정제된 감성이 해외의 평가 기준과 오히려 더 선명하게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또한 미산요는 단순히 작품만 선보인 것이 아니라 전통 왕가 그릇의 특허 출현 및 연구, 해외 국가급 인물들을 위한 도자 선물, 생활자기의 현대적 재해석, 브랜드 협업을 통한 공예 대중화 프로젝트 등 ‘예술 + 교육 + 산업’을 결합한 공방 모델을 실행해 왔습니다.
아마 국제 무대는 우리의 작품만이 아니라 “한국 도자예술의 미래적 형태”를 함께 보았던 것 아닐까요?
Q5. VIP들을 위한 “물레처험 및 나만의 도자기 만들기” 같은 클래스에서도 미산요는 항상 가장 인기 콘텐츠 였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사진 : 물레 처험 및 나만의 도자기 만들기 강좌
사진 : 황궁 시리즈 (특허 : 불투명 유약을 이용한 옻칠도자기 및 그 제조방법)
A5.
VIP 및 시니어 세대가 원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 아닌 ‘새로운 나의 발견’이라 생각해요. 흙 앞에서는 나이도, 직업도, 사회적 역할도 모두 벗겨지죠. 어쩌면, 가장 순수한 상태의 자신과 마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VIP분들이 클래스 경험 후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내 안의 감정을 다시 만났다”고 말씀해 주시는 이유는 흙이 가진 회복의 속도와 감정의 물성이 그분들의 삶의 깊이와 정확히 맞아떨어지기 때문일 것이예요.
게다가 VIP 및 시니어들은 이미 인생에서 수많은 장면을 경험해온 분들입니다. 그 경험을 흙으로 정리하는 순간 그 작품은 단순한 도자기가 아닌 ‘삶의 조각’이 되는 것이죠. 미산요가 제공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경험이며, 그 경험 자체가 감정의 치유이자 예술적 재탄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 해외 국빈용 선물 (도자기 체스)
Q6. 메세나 플랫폼과의 협업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공예와 메세나의 접점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A6.
도예는 세대를 연결하고, 시간을 연결하고, 사람을 연결하는 예술이예요. 그래서 메세나와 도예의 결합은 이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메세나 플랫폼과 함께 하고자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특히 미산요는 지역 공방의 한계를 넘는 디지털 기반 체험, VIP 대상의 프라이빗 프로그램, 장애우 아트 협업, 공예문화 브랜드화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이미 실험해 왔고, 좀 더 확장시켜 나가려 해요.
이에, [글로벌 메세나 플랫폼]은 이러한 사업적 확장과 공익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생각됩니다.
사진 : 휴식 시리즈 (접시 5종 세트 및 평판접시 2종)
Q7. 김혜련 작가님은 요즘... 도자 그릇을 넘어 '도자 동물', '도자 인테리어' 등 차원이 다른 상품들에 집중하신다고 들었는데요?
A7.
“제게 도자는 그저 하나의 그릇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흙을 통해 공간을 빚고, 감정을 조형하며, 삶의 결을 세팅하는 일입니다. 지난 30여 년간 수많은 그릇을 만들었고, 또 그릇을 통해 사람들의 식탁과 일상을 만져왔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생활의 외연’을 확장하는 지점에 도달하게 되었죠. 그것이 바로 도자 오브제, 도자 동물 조형, 그리고 도자 인테리어 영역입니다.
최근 VIP 고객들 사이에서는, ‘공간의 품격은 소재의 품격에서 온다’는 인식이 매우 강하지요. 럭셔리 호텔이나 하이엔드 레지던스의 로비, 미슐랭 레스토랑, 프라이빗 와이너리 등에서는 금속이나 유리보다 ‘도자’가 주는 안정성과 고급스러움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요.
사진 : 테라코타 패턴 인테리어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도자는 빛을 흡수하고 다시 은은히 반사하는 천연의 깊이를 지녔거든요. 사진(위) 속 테라코타 패턴 벽처럼, 규칙 속의 여백이 만들어내는 온도감, 공기를 부드럽게 순환시키는 질감, 인간의 손맛이 만든 미세한 기울기까지... 이 모든 것이 도자 인테리어만이 줄 수 있는 ‘따뜻한 럭셔리’인 것입니다. 또한, 야외 및 실내 공간에 따라,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수백 번 ‘빛의 표정'을 바꾸는데, 도자는 그 변화의 리듬을 가장 아름답게 받아내는 소재이지요. 그래서 최근 몇 년간 국내외 고객들로부터 “미산요의 도자는 건강을 주는 인테리어”, “공기의 질마저 달라지는 듯한 공간” 이라는 표현을 많이 듣습니다.
도자 동물 조형물 역시 같은 맥락에서 탄생했습니다. 흙이라는 자연의 물질은 생명체의 곡선을 담아낼 때 가장 아름다운 긴장감을 만듭니다. 흙이 가진 미세한 숨결, 유약이 번지는 흐름, 소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편차가 모여, ‘생명 있는 조형’으로 완성됩니다. 이 때문에 해외 컬렉터들은 플라스틱이나 금속 오브제보다, 도자 조형물을 진짜 ‘리빙 아트(Living Art)’로 평가하죠.
도자 아이템들이 중요한 요소는 '건강성과 지속가능성'을 빼놓을 수 없겠죠. 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색이 덧입혀지는 재료가 아니라, 오히려 시간이 품격을 더해주는 재료예요. 화학적 발색이 아닌 자연 광물의 색, 온도와 불길이 남긴 자연스러운 흔적들... 이 모든 것은 'ESG' 및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에게 매우 강한 신뢰를 주게 됩니다.
결국 저희가 인테리어와 공간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는 단순한 포트폴리오 확장이 아닌, '한국 도자기의 감성과 공예적 깊이를 현대 공간미학과 다시 연결하는 일'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미산요의 도자 그릇이 ‘식탁을 바꾸는 도자기’였다면, 이제 미산요의 도자 인테리어는 ‘공간의 온도를 바꾸는 도자기’인 것이지요. 앞으로도 미산요는 그릇을 넘어, 손에 닿는 오브제에서 시작해 벽, 조형, 공간·건축 마감재까지, 흙의 영역을 더욱 넓고 깊게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Q8. 창업 36년을 바라보는 지금, 공방 운영자로서의 ‘경영철학’을 들려주십시오.
A8.
도자예술은 한 번의 전시로 끝나지 않아요. 꾸준함, 신뢰, 품질, 그리고 정직한 태도를 요구하지요. 공방 운영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저희는
사업적으로는 트렌드를 단순히 따라가기보다 고객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 감정을 도자기로 번역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미산요의 브랜드가 오래 지속된 이유는 ‘판매의 기술’보다 ‘관계의 기술’을 더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리라 생각해요.
사진 : 생활 소품 (초 트레이 및 커피 드립)
Q9.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은 무엇입니까? 미산요의 다음 10년을 그려보신다면요?
A9.
다음 세대들이 도자예술이 단순한 ‘취미’가 아닌 ‘삶의 문화’로 자리잡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도자를 만드는 일은 흙의 숨을 지켜주는 일, 사람의 마음을 담아주는 일,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온기’를 미래로 건네는 일이거든요. 그 일들을… 앞으로도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이어가고 싶습니다.
사진 : 도자 명인 김혜련 작가 (미산요 대표)
■ 에필로그
설레임을 빚고, 휴식을 굽는 공방, 미산요
흙은 인간이 남긴 감정을 오래 기억한다. 그 감정이 가마 속에서 한 번 더 익고, 불길과 시간을 건너 비로소 하나의 예술이자 삶의 물건으로 세상 밖에 나온다.
36년 동안 흙의 숨결을 지켜온 부부 명장 김봉안·김혜련. 그들의 공방 미산요는 평범한 작업장이 아니라 사람들이 잃어버린 감정의 결을 되찾게 하는 ‘도자기적 휴식’ 같은 공간이었다.
설레임, 휴식, 온기, 고요, 그리고 감정의 회복이 깃든 그들만의 스토리.
미산요의 작품들은 그 모든 단어를 한 점의 그릇으로 완성해내는 예술이다. 그리고 이제, 그들의 이야기는 도자를 넘어 메세나·교육·문화·지역·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흙이 말하는 시대. 그 시대의 언어를 가장 정교하게 번역하는 두 사람. 그 이름, 미산요 본 메세나 플랫폼의 "인플루언서 클래스"에서 두 명장을 만날 기회를 기대해본다.
메세나 뉴스 | 이연 편집장
[참조 자료]
1. 미산요 (김봉안 청자 명장 & 김혜련 생활자기 명인) 프로필
1990 도자 입문
1997 미산요 설립(김봉안 작가) / 이천시 신둔면 - 전통 작품
2004 김혜련 작가와 결혼 후 공동작업 및 전통 - 생활자기 라인업
<로맨틱 라인 / 클래식 라인 / 카라 라인 / 휴식 라인 / 스토리 라인>
2004 하동 막사발 축제 워크 초청강연
2005 색과 기술의 만남(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006 색과의 인연 – 김봉안&김혜련 듀엣전(강남 O2갤러리)
2007 '한.불 수교 100주년 교류전'(프랑스 SEMA갤러리)
2010 일본 ‘세토 도자축제 초대전’(한국 브랜드 단독 선정)
2010 청와대 사랑채 물레시연 선정 및 감사장 수여
2010 청와대 전통공예 시연 도자기부문 선정
2011 서울여성미술대전 최우수상 수상
2011 특허 출원 - 불투명 유약을 이용한 옻칠도자기 및 그 제조방법
2013 롯데월드 전속작가 위촉
2014 Nantong International Contemporary Craft Biennale 참가
2014 (사) 국제생활공예연합회 이천지회장 위촉
2014 (사) 국제생활공예연합회 교육교재개발 공모전 대상 수상 외 다수 수상
2015 미산요 갤러리 오픈 / 인사동
2016 미산요 확장 이전 - 도예작업실, 체험관, 갤러리 /이천시 마장면(현)
2. 미산요 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