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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나의 운명이자 붓 끝의 이야기 [김영자 한복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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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나의 운명이자 붓 끝의 이야기



기자
[WMU_월드미스유니버시티]에서는 30여년 전부터 국제적으로 한복을 널리 알리며 다양한 한복 패션쇼를 개최해 왔었는데, 이번 2025년을 맞아 김영자 디자이너께서 [세계 시니어 평화봉사 사절단] 전속 디자이너가 되시면서 다가오는 6월 10일 <WMU부론밸러> 에서 “한복 콘테스트 및 패션쇼”를 개최하게 되신 것에 대하여 축하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여쭙고 싶습니다. 한복이라는 장르, 그 중 전통 “궁중 한복”에  천착하게 되신 계기, 그리고 디자인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디자이너
한복은 제게 ‘기억’입니다. 처음 미싱을 배운 스무 살 무렵, 어머니께 속바지를 지어드리며 느꼈던 설렘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 어머니는 손수 옷을 지으셨죠. 그 기억이 제 손끝에 남아 있었던 걸까요? 처음엔 화가의 꿈을 품고 서양화를 배웠고, 지금까지 서양화가로서 자리매김을 했지만, 어느 날 다시 한복이라는 새로운 캠퍼스 위에 바늘을 들고 있었어요.

저는 본래 그림을 그리던 사람이었고, 전통을 사랑했습니다. 특히 조선시대 여성들의 머리 장식과 의복에서 느껴지는 깊은 정취는 제게 하나의 서사처럼 다가왔죠. 그래서 문득 ‘한복을 캔버스 삼아 내가 그려온 삶을 표현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어요. 그렇게 제 인생의 두 강이 만나, 지금의 길이 되었습니다.


기자
몸이 아프셨던 시기에 한복을 다시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경험이 선생님의 창작에 어떤 전환점을 주었을까요?


디자이너
네, 맞아요. 몸이 아플 때 한복은 저를 다시 숨 쉬게 했습니다. 삶의 한기가 마음 깊숙이 파고들던 그때, 어느 날 한복을 보며 가슴이 다시 뛰기 시작했어요. 자다가도 문득 일어나 디자인을 구상했고, ‘이건 나만의 운명’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왜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없을까? 왜 저렇게 평범하게, 혹은 투박하게 표현될까? 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제게 던져졌어요. 결국, 저는 화가의 눈으로, 디자이너의 손으로 한복을 새롭게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기자
‘한복 원단지’ 위에 직접 그림을 그려 넣으시는데, 그 안에 담긴 스토리가 무척 궁금합니다.


디자이너
네, 저는 한복을 단지 입는 옷으로 보지 않습니다. 한 벌의 한복은 하나의 시이며, 시대의 정서를 담은 그림이기도 하죠.

예를 들어, 분단된 남과 북의 이야기를 담은 한복이 있어요. 앞에는 무궁화를 수놓고, 뒤에는 금강산을 그려 넣죠. 또는 새로운 컨셉의 태극기 문양을 얹고, 옷자락 아래엔 독도를 새겨 넣었습니다. 이런 옷은 그 자체로 메시지입니다. 통일을 향한 염원, 우리 민족의 정신을 상징하는 상징물들을 옷에 담아 전시하듯 표현하는 것이지요.


<▲사진 1, 2 : 김영자 한복 디자이너 본인의 작품을 착장한 모습>


기자
정말 강한 철학이 느껴집니다. 일종의 ‘스토리 한복’, 즉 예술이자 퍼포먼스이기도 하군요


디자이너
맞아요. 저는 세상에 하나뿐인 한복을 꿈꿉니다. ‘리미티드 에디션’이라 불리는 작품들은 모두 제가 직접 한복원단에 그림을 그리고 바느질한 결과물입니다. 현재까지 열 점 정도의 ‘순수 리미티드 에디션’ 작업물이 있고, 각 작품마다 저마다의 이야기가 녹아있어요. 사실, 제 작업은 수익보다는 진심에서 출발합니다. 이건 ‘돈이 되니까 하는 일’이 아닙니다. ‘내 안의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서’ 하는 작업이죠.


기자
궁중 한복도 조선시대뿐 아니라 다양한 시대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시대를 중심으로 작업하셨나요?


디자이너

네, 저는 삼국시대 복식도 제작했고 조선시대 초기 의상의 변천 과정을 따라 옷을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꼭 특정 시대에만 국한하진 않아요. 제가 좋아하는 시대별 복식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제작하고 있습니다.

 

기자
그럼 제작하신 작품마다 각 시대적 배경과 히스토리가 다 담겨 있는지요?

디자이너

저는 정확한 옷의 용도, 계급, 신분 등에 따라 구분하여 창작합니다. 예를 들어 ‘대례복’은 왕위를 계승하는 자리이거나 결혼 같은 중요한 자리에서 입는 옷이에요. 세자빈 옷도 빨간색 복식만 복원해서 만들었어요. 이 옷들도 색상과 형태에 따라 계급이 나뉘게 되지요.


<▲김영자 한복 디자이너 작품 _ 사진 3 :세자와 세자빈,  사진 4 : 왕비와 빈들 착장>


기자
왕비들의 평상복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디자이너

평상복으로는 ‘당의’를 입었는데요, 이 당의에도 계급이 있습니다.
상궁이나 시녀들은 자수가 없는 당의를 입었고, 왕비들은 자수가 가득한 당의를 입어 품위를 지켰죠. 이 차이에서 신분과 권위가 드러납니다.


<▲김영자 한복 디자이너 작품 _ 사진 5. 왕비와 세자빈들의 야외 행차>


기자
요즘 한복 패션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디자이너

한복 패션쇼는 정말 많아요. 그런데 대부분 현대 한복에만 집중하더라고요. 머리는 그냥 업스타일로 하고, 반짝이 붙은 퓨전 옷을 입히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이번 [세계 시니어 평화봉사 사절단] 한복 패션쇼 및 콘테스트에서 화려하고 예쁜 것이 전부인 것처럼 보이는 것만이 아닌… 전통 궁중 한복의 계급과 의미, 아름다움을 더 깊이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소비가 크더라도 전통 복식을 연구하고, 모델들에게 그 의미를 담아 입힐 수 있도록 제작할 예정입니다.

 

기자
그렇군요. 이번에 준비하고 계신 [세계 시니어 평화봉사 사절단] 메세나 한복 패션쇼와 한복 콘테스트에서 앞서 말씀하신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겠군요?

 

디자이너
네, 콘테스트를 통한 전시 및 한복 패션쇼 런웨이에서 만나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관객이 옷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한 편의 시화를 입는 것처럼’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요즘은 크리에이터들이 전통과 현대, 동서양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작업에 주목하는 시대입니다. 선생님의 작업도 그런 흐름에 닿아 있는 듯합니다.

 

디자이너 예술은 늘 시대의 거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기억의 예술’을 하고 싶어요. 전통의 숨결을 지키면서도 그것을 새롭게 번역하는 작업. 그래서 유명한 동양화가의 작품, 서예 대가의 글씨 등을 컬래버레이션한 작품도 이번 무대에 선 보일 예정 이예요. 그 작품 중 일부는 메세나 실천을 위한 ‘도네이션 프로젝트’로서 경매도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이상봉 선생님의 한글 드레스처럼, 저도 ‘스토리를 품은 한복’을 만들고 싶습니다. 메세나 정신이란 결국, 문화예술을 통해 시대를 밝히는 일 아닐까요? 저는 제 그림과 바늘질로… 그 빛의 한 점이 되고 싶습니다.

 

기자

지금 전세계적으로 K-뷰티, K-문화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정작 K-패션인 ‘한복’은 이 흐름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 판단됩니다. 한복을 하시는 분으로서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디자이너 맞아요. 요즘 시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복의 역사나 한복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직접 입어보지도 않아요. 그저 불편하다고만 생각하시지만, 착장 해보면 사실 그렇게 불편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는 우리 후손들에게 이 아름다운 옷을 꼭 전수하고 싶어요. 세상 누구나 한복을 입어보고 싶어질 정도로 매력적인 옷이 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이런 이유로 제가 더더욱 한복에 매진하고 있는 거구요.


<▲김영자 한복 디자이너 작품 _ 사진 6 : 궁중 내 신분에 따른 착장 전시>


기자

그럼 지금의 한복 문화가 사회적으로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디자이너 

한복이 박물관 안에만 갇혀 있거나, 외국 관광객들이 시내에서 사진용으로 입는 그런 정도가 아닌, 정통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대로 된 비용도 받고,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는 방향이 되어야 하죠.
그래야 이 문화를 지키는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고, 한복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앞으로 국/내외에서 ‘궁중 한복의 장인’으로서 어떠한 역할을 맡고 싶으신가요?

디자이너

저는 궁중 한복이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인재 양성에 힘쓰고 싶어요.
한복이 단지 전통에 머무는 게 아니라,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게 기반을 마련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이것이야말로 K-문화의 한 축이자, 우리만이 보여줄 수 있는 진짜 아름다움이라고 믿습니다.


기자
디자이너님의 이야기는 단지 패션을 넘어, 예술적 영혼이 고스란히 담긴 인생 그 자체 같습니다. 앞으로의 의미 있는 활동들이 더욱 기대됩니다.


디자이너
감사합니다. 저는 [세계 시니어 평화봉사 사절단]의 전속 디자이너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봉사의 마음’, 그리고 ‘메세나의 정신’을 이어받아 궁중한복을 대중들에게 제대로 알리고자 노력할 것 입니다. 더불어 천 위에 마음을 새기고, 그 감정들이 누군가의 가슴을 두드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여정이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또 하나의 예술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사진 7 : [WMU 부론밸리] 전경>


원주시 부론면 [WMU 부론밸리]에서 25년 06월 10일(화) 오후 5시. 

<김영자 한복디자이너>의 “한복 콘테스트 및 한복 패션쇼”가 개최됩니다. 

참관문의 : 김영자 디자이너 010-6598-3003 / CMO.전일훈이사 010-8263-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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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cenat News Magazine

발행인 : 이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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